지난 주말 대전미즈제일병원에서 출산교실을 하는데, 어느 남편이 이런 질문을 했다.
선생님, 아내와 함께 언제 병원에 가야 할까요? 제가 휴가를 언제 내야할지도 궁금합니다.
아내가 임신 막달에 접어들었을때 남편들의 공통된 고민이다. 지난 봄에 출산한 산모는 남편이 어제도 휴가를 냈는데 오늘도 내야하는지 물었다. 집에서 진통체크하는 법을 알려주고 가진통의 양상에 대해 아무리 설명해도 진통을 처음 겪어보는 산모도 그걸 옆에서 지켜보는 남편도 항상 헷갈린다.
1. 너무 아파서 못 참겠다면 병원에 가시면 될것 같아요.
진통을 체크하는 것보다 산모가 진통을 어떻게 느끼는지가 더 중요하다
모든 노하우를 알려줬는데도 병원에 가야할지 판단이 서질 않는다면 나는 한 가지만 말한다. 너무 병원에 가라고. 어떤 산모는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갔는데 자궁경부가 아직 열리지 않았거나 1cm가 열렸을때도 있다. 하지만 진통을 체크하는 법을 알고 있다면 헛걸음 하는 일은 줄어든다. (진통체크하는 법은 다음글에서 자세히 소개하겠다)
2. 가진통일때 집에 있고 싶다면 이렇게 해보세요
가진통이라면 집에서 일상 생활을 하며 보내는게 좋다.
가진통인지 진진통인지 헷갈린다면 가진통이라고 보면 된다. 하지만 그래도 의심스럽다면 가진통인지 확실히 체크하는 법이 있다. 진통이 올때 마시는 음료가 아닌 씹어서 삼키는 음식을 먹어보는 방법이다. 두번째로 의자위에 한 쪽 다리를 올려보는 것이다. 만약 두 가지 행동을 취했을때 진통이 주춤한다면 가진통으로 볼수 있다.
3. 산모가 누군가와 대화를 하거나 통화를 해보면 알아요
나는 산모들과 통화를 하면서 진통의 단계를 가늠한다.
대부분의 둘라들이 써먹는 방법일 것이다. 산모와 통화를 해본다. 일부러 10분 이상의 긴 대화를 해보고 그 와중에 산모가 진통하느라 목소리가 끊김이 없다면 가진통이다. 또, 통화하는 바람에 진통이 약하게 지나갔다면 역시 가진통이다. 모든 산모가 둘라를 고용하지 않으니 다른 지인과 통화해보면 알수 된다.
결론적으로 가진통일때는 집에 있어도 된다. 통상적으로 자궁경부가 4~5cm 열릴때까지는 가진통이고 그 이후는 진진통으로 가진통 시기보다 출산이 빠르게 진행된다. 병원에 4~5cm가 열린 상태로 갔다면 아무리 길어도 12시간을 넘기지 않는다.
가진통은 출산진행의 80%를 차지하고 특히 처음 출산을 하는 초산 산모들은 가진통을 길게 하는 경우도 흔하고 진통이 시작됐다가도 소강상태가 되기도 한다. 따라서, 이슬이 비쳤거나 이슬이 나오면서 약간의 피가 섞인다해서 겁먹고 병원에 갈 필요는 없다. 또, 양수가 파수 됐다 하더라도 바로 병원에 가야하는건 아니다.(양수 파수는 뒤의 글에서 다시 다루겠다)
하지만 가진통을 길게 겪거나 밤마다 가진통으로 잠을 못자면 산모들은 괴로워한다. 어느 정도 진행됐는지 궁금하고 집으로 다시 돌아와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병원에 가고 싶다면 얼마든지 진료를 받아도 된다. 다만, 가진통을 오래한다고 해서 아기가 위험해지거나 잘못되고 있는건 아니니 안심했으면 좋겠다. 산모도 남편도 가진통이 오래 지속되면 안좋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기 때문이다.
가진통은 진진통을 준비하기 위한 준비과정이다. 출산을 처음 겪는 초산 산모 또는 첫째를 유도분만으로 낳았거나 제왕절개를 해서 자연진통인 처음인 경산 산모 모두에게 필요한 일이다. 가진통이 왔을때 몸이 잘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내 몸이지만 기특한 일인셈이다.